포괄임금제는 수당 면제권이 아니다
포괄임금제는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매달 계산하는 대신 일정 시간을 미리 정해 임금에 포함시켜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계산의 편의를 위한 약정이지, 회사가 수당 지급 의무에서 벗어나는 제도가 아닙니다.
여기서 핵심은 ‘미리 정한 시간’입니다. 월 20시간분을 포함해 지급하기로 했다면 임금이 커버하는 범위는 딱 20시간까지입니다. 그 이상 일한 시간은 아직 대가를 받지 않은 노동이므로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고정OT 20시간 계약자가 40시간을 일했다면
Z씨의 근로계약서에는 ‘월 20시간의 연장근로수당을 포함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통상시급은 15,000원이고, 이번 달 실제 연장근로는 40시간이었습니다.
급여에 포함된 시간 = 20시간
실제 연장근로 = 40시간
미지급 연장근로 = 20시간
추가 청구액 = 20시간 × 15,000 × 1.5
= 450,000원
회사가 “포괄임금이라 추가 지급은 없다”고 해도, 계약서에 20시간이라고 적혀 있는 이상 그 문서가 근로자에게 유리한 근거가 됩니다. 반대로 어느 달에 10시간만 일했다고 해서 회사가 차액을 돌려받을 수는 없습니다. 고정OT는 최저 보장액의 성격을 갖기 때문입니다.
포괄임금 약정이 유효하려면
① 근로시간 산정이 실제로 어려워야 한다
포괄임금제가 인정되어 온 근거는 ‘근로시간을 일일이 재기 어려운 업무가 있다’는 현실이었습니다. 사업장 밖에서 이동하며 일하는 영업직이나 감시·단속적 업무가 전형입니다. 출퇴근 기록이 시스템으로 남는 업무라면 이 전제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② 근로자에게 불리하지 않아야 한다
실제 근로시간으로 계산한 법정수당이 포괄임금으로 받은 금액보다 많다면 그 차액을 지급해야 합니다. 편의를 위한 약정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깎는 수단이 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사무직 포괄임금이 무효로 판단되는 이유
사무직, 개발직처럼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 사업장 안에서 일하고 근태가 기록되는 직종은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포괄임금 약정은 효력이 부정되고, 실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법정수당을 다시 계산하게 됩니다. 고용노동부도 포괄임금과 고정OT의 오남용, 이른바 공짜야근을 별도의 신고 영역으로 두고 감독하고 있습니다.
자주 오해하는 부분
✕ 포괄임금제 계약서에 서명했으니 야근수당은 포기한 것이다.
○ 법정 기준에 못 미치는 약정은 그 부분이 무효입니다. 약정 시간을 넘긴 근로는 별도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 포괄임금제면 퇴직금 계산도 달라진다.
○ 퇴직금은 별개입니다. 정기적으로 지급된 고정OT는 평균임금에 포함되어 오히려 퇴직금을 늘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