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이 아니라 정산 대상으로 바뀐다
연차는 원칙적으로 ‘쉬는 것’이지 ‘돈’이 아닙니다. 그래서 재직 중에는 회사가 적법한 절차를 밟아 사용을 유도하면 미사용분이 소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퇴직은 사정이 다릅니다. 근로관계가 끝나 휴가를 쓸 방법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에, 남은 연차는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금전 채권으로 전환됩니다.
이때부터는 임금과 같은 취급을 받습니다. 회사는 퇴직일로부터 14일 안에 지급해야 하고, 지급하지 않으면 임금체불이 됩니다.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은 3년입니다.
월 통상임금 209만 원, 8일이 남았을 때
E씨는 주 40시간(1일 8시간) 근로계약을 맺었고, 매달 고정으로 받는 통상임금이 209만 원입니다. 퇴사 시점에 미사용 연차는 8일이 남았습니다.
월 소정근로시간 = (주 40시간 + 주휴 8시간) × 4.345주 ≒ 209시간
시간급 통상임금 = 2,090,000 ÷ 209 = 10,000원
1일 통상임금 = 10,000 × 8시간 = 80,000원
연차수당 = 80,000 × 8일
= 640,000원
E씨는 퇴직금과 별도로 64만 원을 받아야 합니다. 마지막 급여명세서에 연차수당 항목이 아예 없거나 금액이 다르다면, 먼저 회사에 산정 내역을 요청해 어느 숫자가 다른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왜 평균임금이 아니라 통상임금인가
① 두 임금의 성격이 다르다
평균임금은 실제로 받은 금액을 기간으로 나눈 ‘결과값’이라 야근이 많았던 달과 적었던 달에 따라 출렁입니다. 반면 통상임금은 소정근로에 대해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하기로 미리 정해둔 금액입니다. 휴가를 썼다면 받았을 하루치 임금을 보상하는 것이므로, 연차수당에는 통상임금이 맞습니다.
② 무엇이 통상임금에 들어가는가
기본급과 직책·직무수당처럼 매달 같은 조건으로 지급되는 항목은 포함됩니다. 실적에 따라 달라지는 성과급, 연장·야간근로수당처럼 실제 근로에 따라 변동하는 항목은 빠집니다.
수당을 못 받는 예외는 사실상 하나뿐
회사가 근로기준법 제61조의 연차사용촉진 절차를 빠짐없이 밟았다면 미사용분 수당 지급 의무가 면제됩니다. 이것이 사실상 유일한 예외입니다. 그 밖에 연차 규정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 5인 미만 사업장과 4주 평균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는 애초에 법정 연차가 없어 수당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자주 오해하는 부분
✕ 연차수당은 평균임금으로 계산한다.
○ 통상임금 기준입니다. 평균임금에는 연장근로수당 등이 섞여 있어 금액이 달라집니다.
✕ 회사가 '연차 다 쓰고 나가라'고 했으니 수당은 못 받는다.
○ 구두 안내는 사용촉진이 아닙니다. 개별 서면 통보 등 법정 절차를 밟지 않았다면 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 퇴직금을 받았으면 연차수당은 그 안에 포함된 것이다.
○ 별개의 금품입니다. 급여명세서에 각각 항목으로 표시되어야 하고, 합산해 뭉뚱그릴 수 없습니다.